할 일 우선순위 정하는 법, 일이 밀리는 날 써먹는 생산성 도구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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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것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목록은 그냥 해야 할 걸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우선순위는 어떤 일을 먼저, 어떤 일을 나중에, 어떤 일을 아예 빼버릴지를 결정한다. 같은 열두 가지 할 일을 두고도 하루를 버리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세 가지를 끝내고 여유를 갖는 사람이 있다. 차이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순서를 정하는 기준을 갖고 있느냐다.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뇌는 매순간 가장 시끄럽게 알람을 울리는 일, 즉 급하지만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 쪽으로 손이 먼저 나간다. 그 흐름을 끊으려면 정하는 족족 순서를 부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우선순위 번호를 적는 손

급한 일과 중요한 일을 섞지 않는 기준 세우기

우선순위가 꼬이는 가장 흔한 이유는 ‘급함’과 ‘중요함’을 한 문장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메신저 옆에 뜨는 빨간 뱃지는 급하지만, 그걸 답하느라 낭비한 30분은 오늘 해야 할 핵심 작업과는 관계가 없다.

기준을 단순하게 나누면 이렇다. 급하고 중요한 일은 그 자리에서 바로 하면 되고,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은 시간을 따로 잡아 둬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급하기만 한 일인데, 이것들이 하루를 잡아먹는 주범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요청들은 대부분 정해 놓은 처리 시간이 없다. 아침에 시작한 통화가 점심까지 이어지는 식이죠.

여기서 한 가지 제안을 하자면,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반드시 끝내야 할 단 한 가지’를 먼저 고르는 것이다. 십여 개의 목록을 보고 우선순위를 매기려다 보면 결국 손이 편한 것부터 건드리게 된다. 한 가지로 좁혀 놓으면 그게 끝나는 시점까지는 다른 요청에 휘둘릴 이유가 줄어든다.

시간이 아니라 에너지에 맞춰 순서를 짜는 이유

사람마다 효율이 높아지는 시각은 다르다. 새벽에 머리가 맑아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후에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할 일 목록은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그냥 위에서부터 아래로 쓰인다.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만 바꿔보면 달라진다. 가장 머리가 또렷한 시간대에 논리적인 일을, 오후에 이어지는 시간에는 반복적인 일이나 연락을 몰아 넣는 것이다. 같은 작업량이어도 배치만 바꾸면 체감 난이도가 크게 준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에 이메일이나 메신저부터 치우는 습관을 버리기를 권한다. 처리해야 할 게 없어 보여서 가볍게 시작하는데, 그것들이 쌓여 있으면 오히려 오전의 핵심 시간이 잠식된다. 글을 쓰거나 계산을 하는 일은 사람이 가장 또렷한 시각에 두는 게 좋다.

에너지 흐름에 맞추는 일이 익숙하지 않을 땐, 일주일 동안 언제 어떤 작업을 했는지 한 줄씩 적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정 시간대에 이메일을 쓸 때가 가장 빠르고, 오후 두 시쯤엔 회의 없이 잘 정리된다는 게 눈에 들어오면 그 다음부터는 굳이 의지력에 기대지 않아도 배치가 자연스럽게 정해진다. 하루 종일 그릇되게 억지로 집중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20%의 작업이 80%의 결과를 만든다

할 일이 열 가지라면, 결과물 대부분이 그중 두세 가지에서 나온다. 남은 일곱 가지는 마음이 편해서가 아니라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작아서 뒤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은 완성한 항목의 개수만 세느라, 영향이 큰 두세 가지를 끝내 놓고도 목록에 남은 항목들이 많다는 이유로 불안해 한다.

순서를 정할 때 쓸 수 있는 간단한 기준이 있다. 이 일을 끝내면 다른 일이 쉬워지는가, 그리고 당장 한 달이 지나도 의미가 남아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두 질문에 모두 ‘그렇다’라고 대답하는 일이 진짜 우선순위다. 나머지 중에서는 영향을 적게 미치는 것부터 차례로 제쳐 두면 된다.

물론 이 규칙이 항상 우선인 것은 아니다. 남의 일정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일이라면 결과 영향이 작아도 협업을 막지 않게 앞으로 끌어 올려야 한다. 다만 그런 예외를 두더라도 핵심은 변하지 않는다. 매일 한두 건은 결과물의 질을 좌우하는 일인데, 그게 뒤로 밀리는 건 최악의 순서 선택이다.

두 달 넘게 미뤄 두는 일은 어떻게 처리할까

목록에 이름만 올라가 있는 채로 몇 주, 몇 달을 버티는 일이 반드시 있다. 운동을 시작한다거나 서류를 정리한다거나 하는 류다. 이런 일들은 대부분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매일 순서에서 밀려난다.

이때 질문을 하나 던져 보면 명확해진다. 한 달 뒤에 이걸 끝냈을 때 실질적인 변화가 있겠느냐. 대답할 게 없으면 목록에서 빼고, 진짜 원하는 변화라면 반드시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 미루는 일은 목록에 두라고 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차라리 정신적 부담만을 데리고 다닐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해야지’라는 표현을 쓸 때마다 시점을 하나 붙이도록 한다. ‘오후 두 시쯤 하지’처럼 말이다. 시점이 정해지면 그 일은 더 이상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예정된 일이 된다.

작은 일을 살려 두면 큰일이 밀린다

2분 안에 끝나는 일은 미루지 않고 바로 처리하면 목록이 스스로 짧아진다. 서류에 도장을 찍는다거나, 답변을 한 문장으로 보낸다거나 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모아 두면 쌓였다는 불안감이 자꾸 앞으로 끌고 나와서 결국 큰일의 자리를 차지한다.

단, 여기서 빼먹으면 안 되는 게 있다. 2분 규칙은 즉흥적인 처리를 허용하는 규칙이지, 자꾸 앞의 일을 미루는 구실이 돼서는 안 된다. 아침에 2분짜리 다섯 개를 처리했다고 해서 하루가 잘 풀린 건 아니다. 그런 일들은 점심 직전이나 오후처럼 집중력이 떨어지는 구간에 몰아서 치우는 편이 낫다.

가장 눈에 띄는 효과는 뇌의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아직 안 끝난 2분짜리 일을 기억하고 있는 것 자체가 작업 기억을 잡아먹는다. 처리해 버려야 그 공간이 새 할 일로 비워진다.

생산성 도구는 순서를 저장하는 서랍이다

우선순위를 잘 정한다고 해도 그것을 기억만으로 붙들고 있으면 실패한다. 두뇌는 열두 가지 일의 우선순위를 안정적으로 보관해 주지 않는다. 그래서 도구가 필요하다. 다만 도구는 순서를 저장하는 그릇일 뿐, 순서를 판단해 주지는 않는다.

도구를 고를 때 핵심은 ‘기능이 많은가’가 아니라 ‘매일 여는가’다. 아무리 좋은 앱도 주말에만 열면 의미가 없다. 작은 할 일 목록 하나만 일상에 붙어 있는 편이, 처음부터 완벽하게 꾸민 대시보드보다 실용적이다.

종이든 앱이든 공통으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목록을 정리하면서 우선순위 번호를 직접 써 넣는 것이다. 아무리 신경써서 넣은 항목이라도 번호가 없으면 아침에 얼굴에 보이는 순서대로 손이 움직이는 일이 반복된다. 번호는 그걸 막아 주는 최소한의 장치다.

스마트폰과 노트의 할 일 목록

일이 밀리는 날 되돌리는 세 가지 순서 실전

계획대로 잘 돌아가던 하루라도 어느 순간 한두 건이 터지면 정신이 없다. 그렇게 일이 밀리기 시작하면 목록 전체가 뒤섞인 채로 밤을 새우게 된다. 이럴 때는 우선순위를 새로 매기기보다 버릴 항목을 먼저 정하는 게 낫다.

첫 단계는 오늘 안에 하지 않아도 별일 없는 일을 솔직하게 가려내는 일이다. 목록이 줄지 않아 그다음 순서도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그다음 남은 일 가운데 하나만 끝내면 다음 일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시발점이 될 작업을 고른다. 마지막으로 그 한 건을 끝내고 나서 남은 목록을 다시 보면 된다. 밀리는 날에 열두 가지를 다 끝내려는 시도는 오히려 아무것도 못 끝내고 끝난다.

우선순위를 정하는 습관은 처음 며칠은 어색하다. 그런데 한두 번 미루던 일이 실제로 목록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나면, 익숙해지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하루를 어디에 쓸지는 결국 아침에 어떤 순서를 골랐는가에서 시작한다.

자주 묻는 질문

우선순위를 정해도 잡일에 휩쓸립니다, 어떻게 버텨야 하나요

잡일을 막으려고 애쓰기보다, 오전의 핵심 시간 한두 시간을 먼저 내 것으로 만드는 편이 현실적이다. 그 시간 동안에는 메신저 알림을 끄거나 자리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손이 나가는 것을 상당히 줄여 준다. 완전히 막으려 하기보다 구간을 지키는 데 집중해 보면 하루 끝에 남는 결과물이 확실히 달라진다.

생산성 도구가 많아서 오히려 정리가 안 돼요

도구를 하나로 줄이는 걸 권한다. 할 일이 종이, 메모 앱, 알림창에 흩어져 있으면 우선순위를 매길 대상 자체가 안 보인다. 매일 여는 한 개의 목록에 모든 할 일을 모아 두고, 그 안에서 번호만 다시 붙이는 식이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할 필요가 없다.

급하게 터지는 일을 못 참고 처리해 버립니다

급한 일이 생긴 즉시 처리하기보다, 정말 오늘 안에 끝나야 하는지를 먼저 판단해 보자. 대부분은 몇 시간 뒤에 답해도 되는 요청이다. 남의 일이 나의 계획을 만드는 순서를 받아들이면 하루의 중심이 자꾸 밀리게 된다.